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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음악 선곡하다가 결국 플레이리스트 몇 개로 퉁치고 말았다

음악 서비스 고르다가 지쳐버린 날

최근에 작은 편집숍을 오픈하면서 공간 인테리어만큼이나 신경 썼던 게 바로 음악이었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재즈나 앰비언트 계열로 채우면 힙해 보이겠지 싶었는데, 막상 하려니 저작권료 문제가 생각보다 복잡하더라. 뉴스에서 얼핏 봤던 뮤직플랫 같은 상업용 음악 서비스도 기웃거려봤다. 한 달에 몇 만 원 내고 저작권 걱정 없이 고음질로 틀 수 있다니 솔직히 솔깃했다. 그런데 막상 결제창 앞까지 갔다가 다시 나왔다. 왜 그랬는지 정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왠지 내 가게에 흐르는 음악마저 남이 짜놓은 알고리즘에 맡기는 게 맞나 싶어서였다. 왠지 모를 찝찝함이라고 해야 할까. 가격이 월 3만 원대였나, 아주 비싼 건 아니었지만 고정 지출 하나가 더 늘어난다는 게 은근히 스트레스였다.

큐레이션의 늪에서 허우적대기

결국 직접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보겠다고 유튜브와 스포티파이를 켰다. 이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낮에는 카페처럼 여유로운 분위기를 내고 싶고, 저녁에는 조금 더 차분한 무드로 바꾸고 싶은데 곡을 고르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가버린다. 처음 며칠은 재미있어서 밤마다 선곡하며 혼자 만족했는데, 일주일 지나니까 매번 똑같은 노래가 반복되는 것 같아 억지로 새 곡을 채워 넣게 되더라. 손님들이 들어올 때마다 혹시 내가 아까 고른 이 곡이 분위기를 깨는 건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들고. 음악을 고르는 게 아니라 노동을 하고 있는 기분이랄까. 이게 과연 효율적인 건지 아니면 그냥 내가 유난을 떨고 있는 건지 가끔 헷갈린다.

LED 전광판과 무거운 분위기의 상관관계

사실 인테리어 공사할 때 지인이 큼지막한 LED 전광판 하나 걸어두는 건 어떠냐고 제안한 적이 있었다. 요즘 상업 공간들 보면 공항처럼 큰 화면 띄워놓고 감각적인 영상 틀어두는 곳이 많으니까. 그런데 막상 설치 견적을 내보니 공사비가 예산을 훌쩍 넘기더라. 좁은 공간에 너무 과한 장치가 들어가는 것 같기도 해서 결국 포기했다. 지금 생각하면 천만다행이다. 만약 그거 달았으면 음악 선곡에 더해서 영상 소스까지 구하느라 머리가 터졌을 거다. 인테리어는 하면 할수록 욕심이 끝이 없는데, 막상 오픈하고 나니 화려한 것보다는 그냥 손님들이 편하게 앉아서 자기 할 일 하다 가는 게 제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간과 소리의 거리감에 대하여

지금은 그냥 예전에 쓰던 음악 서비스의 무료 계정을 사용 중이다. 저작권 이슈가 조금 걸리긴 하는데, 아직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딱히 제재가 들어오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가끔 매장 분위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광고가 나올 때면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이럴 때면 역시 제대로 된 상업용 서비스를 써야 하나 싶다가도, 또 달마다 나가는 돈 생각하면 ‘뭐,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 묘한 갈등이 매일 아침 가게 문을 열 때마다 반복된다. 오늘도 문 열기 전에 스피커 볼륨 조절부터 하는데, 이 볼륨이 맞는 건지 아니면 너무 큰 건지, 어제보다 오늘 더 손님들에게 거슬리지는 않을지 여전히 모르겠다. 그냥 오늘도 적당히 틀어놓고 구석에 앉아 커피나 한 잔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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