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이사 오면서 집을 좀 손봐야 하나 싶었어요. 신혼집은 그냥 가구만 좀 들이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살아보니 단점들이 보이더라고요. 특히 거실 쪽 창문이 너무 애매한 위치에 있어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죠. 그래서 인테리어 업체를 좀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인터넷에서 ‘인테리어 업체’ 이렇게 검색해서 나오는 곳들 몇 군데 연락해봤어요. 그런데 다들 3D 도면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바뀔 거라고 하니까 솔깃하더라고요. 특히 제가 좀 낡은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도면에서 보여주는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이랑 너무 달라서 신기했어요. 한 업체는 ‘2040 강동 그랜드 디자인’ 같은 용어를 쓰면서 설명을 하는데, 뭔가 되게 전문적으로 느껴졌죠. 공사 전반을 세밀하게 점검한다느니, 사전 단계에서부터 협의를 거친다느니 하는 말에 안심이 되기도 했고요.
그렇게 몇 군데 상담받고 견적 비교를 했는데, 솔직히 다 거기서 거기 같기도 하고… 뭘 봐야 잘 고르는 건지 감이 안 오더라고요. 어떤 업체는 ‘봉인테리어 디자인’ 같은 곳을 추천하면서 감각이랑 소통이 괜찮다고 하던데, 그것도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잖아요. 그래도 일단 3D 도면이 제일 마음에 드는 곳으로 결정하기로 했어요. 제일 처음 본 곳인데, 그때는 좀 비싼가 싶었는데 다른 데도 비슷한 수준이더라고요. 그리고 보여준 도면이 제 마음에 쏙 들었거든요. 뭔가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느낌으로 약간 거친 듯하면서도 세련된 그런 느낌을 원했는데, 딱 그런 느낌을 잘 살려준 것 같았어요.
근데 시공이 시작되고 나서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도면에서는 분명히 괜찮아 보였던 부분들이 실제로는 너무 좁거나, 아니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별로인 거예요. 예를 들어,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복도 공간이 도면상으로는 꽤 넓어 보였는데, 실제로는 너무 좁아서 옷이라도 몇 개 걸어두려고 하면 지나다니기 불편할 정도였어요. ‘신형 마칸 GTS 일렉트릭’의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처럼 뭔가 딱 떨어지는 느낌을 기대했는데, 저희 집은 왜 이렇게 어색한지 모르겠더라고요. 업체 담당자는 ‘이것도 다 디자인의 일부’라느니, ‘이런 미니멀리즘과 균형을 추구하는 인테리어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느니 핑계를 대는데, 듣기 싫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저희가 처음 봤던 3D 도면은 약간 과장된 시뮬레이션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 시공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서 보여준 거죠. 뭐, ‘이미지스’라는 회사에서 공중 촉각 기술을 개발하면서 차량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의 제약을 최소화했다고 하던데, 그런 기술은 아니더라도 뭔가 좀 더 현실적인 도면을 보여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결국 공사가 거의 마무리될 때쯤에는 업체랑 계속 말다툼을 했던 것 같아요. 저희가 원하는 방향이랑 너무 다르게 가고 있다고, 처음에 보여준 도면이랑 왜 이렇게 다르냐고 따졌죠. 담당자는 ‘제품 참조는 패션 업계에서도 일반적’이라면서, ‘공간 디자인은 법적 분쟁 대상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나왔어요. 심지어 안경 베껴서 문제 된 사건처럼, 저희 집 인테리어도 뭔가 ‘참조’만 한 거 아니냐는 의심까지 들더라고요. 분명히 ‘고급 인테리어’를 원했는데, 결과물은 뭔가 애매한 느낌이었어요. ‘GTS 인테리어 패키지’처럼 세 가지 컬러 테마를 고를 수 있다고 했는데, 저희가 고른 색도 뭔가 톤이 안 맞고… 아무튼, 3D 도면만 믿고 업체 고르지 말아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다음에는 정말 신중하게, 여러 곳 비교해보고 후기도 꼼꼼히 봐야 할 것 같아요. 지금은 그냥 살고 있지만, 볼 때마다 좀 속상해요.
그래도 ‘스토케 트립트랩’처럼 오래 써도 변치 않는 디자인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언젠가는 이 집도 익숙해지겠죠. 뭐, ‘여름 인테리어’처럼 계절마다 조금씩 바꾸는 재미라도 찾아봐야겠어요.

3D 도면만 보고 업체 선택하는 건 정말 위험한 것 같아요. 실제 공간 크기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으면 큰일 날 수도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