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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팝업스토어 현장에 직접 가서 인테리어를 뜯어보았다

지난주에 친구랑 성수동에 있는 팝업스토어를 몇 군데 다녀왔다. 사실 뭐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인스타그램에서 사람들이 줄 서서 찍는 사진들을 보니까 도대체 저 안은 어떻게 생겼길래 다들 저렇게 줄을 서나 싶어서였다. 예전에는 식당 인테리어 보러 ‘육회야문어야’ 같은 곳들을 자주 다녔는데, 요즘은 확실히 분위기가 바뀌었다. 식당은 맛있으면 그만이었는데, 지금 성수동의 공간들은 뭔가 숏폼 영상에 예쁘게 나오려고 작정한 느낌이랄까.

낡은 공장 느낌이 왜 유행하는지 모르겠다

거의 모든 팝업스토어가 옛날 공장이나 창고를 개조한 형태였다. 페인트가 벗겨진 벽은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세련된 조명만 몇 개 툭 던져놓는 식이다. 근데 이게 진짜 돈이 적게 들어서 하는 건지, 아니면 일부러 ‘헤리티지’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디자인 비용을 아끼는 건지 헷갈린다. 현장에서 본 어떤 브랜드는 벽면에 100만 원도 안 들였을 것 같은데, 조명이랑 오브제만 신경 써서 분위기를 다 잡더라. 근데 막상 가까이서 보면 먼지가 너무 많아서 옷에 다 묻고 난리였다. 관리가 안 되는 느낌이 확 들었다.

릴스 한 번 찍으려다 지쳐버린 공간 설계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조명이었다. 다들 릴스 찍으라고 화려하게 해놓긴 했는데, 막상 핸드폰을 들이대면 그림자가 너무 져서 얼굴이 시커멓게 나왔다. 비주얼 디렉터가 설계했다는데, 사람 얼굴보다 화면 속의 레이아웃만 생각한 게 분명하다. 다이닝룸 인테리어처럼 편안한 느낌은 전혀 없고, 그냥 빨리 찍고 나가라는 듯한 동선이었다. 줄 서서 들어간 건데 정작 체류 시간은 5분도 안 걸렸다. 옆에 서 있던 사람도 나랑 비슷한 표정으로 ‘이게 다야?’라는 눈빛을 교환했다.

견적서 한 장 없이 진행되는 것 같은 모호함

문득 궁금해졌다. 이런 팝업 공간을 만들려면 대체 견적서 양식이 어떻게 되어 있을까. 인테리어 시계나 작은 소품 하나가 50만 원이 넘어가는 걸 보면, 공간 전체를 구성하는 비용은 짐작조차 안 된다. 내가 예전에 상가 리모델링 알아볼 때는 업체랑 몇 번씩 조율하면서 단가를 맞췄는데, 여기는 그냥 ‘감성’이라는 단어로 모든 게 퉁쳐지는 것 같다. 정형화된 브랜드 매장이 아니라서 그런지 시공 퀄리티가 들쭉날쭉한 것도 눈에 보였다. 어떤 곳은 가벽 마감이 너무 조잡해서 손으로 만지면 툭 떨어질 것 같았다.

브랜드가 팝업에 집착하는 이유가 뭘까

결국 남는 건 사진뿐인가 싶다. 나도 결국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 몇 장 건지고 나왔으니까. 근데 집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그 브랜드에 대해 뭘 느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냥 ‘성수동 어디에 있는 팝업 다녀옴’이라는 인증만 남았다. 이게 진짜 효과적인 마케팅인 건지, 아니면 그냥 다들 하니까 유행처럼 따라가는 건지. 다음에는 조금 더 차분한 공간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자극적이고, 너무 숏폼에 최적화된 공간들만 보고 다니니 눈이 피로하다.

그래도 다시 성수동을 가게 될 것 같은 찝찝함

정리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또 다음 팝업 정보를 검색하고 있다. 뭔가 알맹이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인테리어 구조를 보면 일단 가보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이번 주말에는 좀 다른 동네를 가볼까 싶기도 한데, 또 인스타에 올라올 새로운 사진들을 보면 결국 다시 성수동으로 발길이 향할 것만 같다. 고민을 해봐도 딱히 결론은 안 난다. 그냥 그때 내가 본 그 조명 아래서 찍은 사진은 꽤 마음에 들었으니까, 그걸로 된 걸까?

“성수동 팝업스토어 현장에 직접 가서 인테리어를 뜯어보았다”에 대한 4개의 생각

  1. 벽에 조명만 놓는 방식은 정말 효율적인 것 같아요. 제가 디자인할 때도 비슷한 고민을 했는데, 오래된 공간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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