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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용도 변경하다가 서류 더미에 파묻힐 뻔했다

계획보다 훨씬 복잡했던 상가 계약

처음엔 그냥 예쁜 사무실 하나 빌려서 적당히 꾸미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상가를 계약하려고 보니 용도 변경이라는 게 발목을 잡더라. 단순히 내가 인테리어 업체를 불러서 벽을 세우고 조명을 다는 문제가 아니었다. 건물의 용도가 내 업종과 맞지 않으면 구청에 가서 서류를 넣고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 복잡했다. 건축물대장 떼어보고 나서야 내가 계약하려던 곳이 근린생활시설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의 그 당혹감이란. 주변에서 말해주지도 않았고, 부동산에서도 그냥 들어오면 된다고만 했지 이런 법적인 부분은 알아서 챙기라는 분위기였다. 결국 그 자리에서 계약금 걸려던 걸 멈추고 며칠 동안 건축사 사무소 몇 군데에 전화를 돌렸다.

벽 선반 하나 설치하는 것도 일이다

결국 어떻게든 공간을 확보해서 인테리어를 시작했는데, 이게 또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막혔다. 나는 그냥 깔끔하게 벽 선반을 달고 싶었을 뿐인데, 이게 생각보다 구조적인 제약이 많았다. 가벽을 세우려면 소방 설비를 건드려야 하고, 스프링클러 위치를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비용이 꽤 추가되었다. 예산은 1천만 원 정도 생각했는데, 자재비랑 인건비가 계속 오르다 보니 어느새 1천5백만 원을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그냥 기성품 선반을 사서 벽에 박으면 될 줄 알았더니, 벽면이 석고보드라 보강 작업이 필요하다는 소리를 듣고 한숨만 나왔다. 전문가들은 인테리어 상담할 때 엄청 쉬운 것처럼 말하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이거 안 되는데요’라는 소리를 더 많이 듣는 것 같다.

공간 활용과 디자인 사이의 좁혀지지 않는 간격

인테리어 디자이너라고 해서 화려한 3D 시안을 보여주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얼마나 구현 가능할지는 미지수였다. 솔직히 디자인 프로그램 같은 걸로 보면 다 예뻐 보인다. 나도 3DCLO 같은 걸 조금 공부해보려다 포기했는데, 막상 현장에서 자재를 직접 대보면 시안이랑은 색감부터가 다르다. 특히 조명. 매장 분위기 살린다고 간접 조명을 넣었는데, 나중에 보니 너무 어두워서 실무 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결국 추가로 주광색 조명을 몇 개 더 달았다. 처음부터 기능을 고려했어야 했는데, 예쁜 것만 생각하다가 뒤늦게 실용성을 챙기느라 돈은 돈대로 들고 모양은 모양대로 조금 엉망이 된 느낌이다.

자격증이 왜 필요한지 조금은 알 것 같다

하면서 느낀 건데, 도면을 볼 줄 아는 눈이 진짜 중요하다. 실내건축기사 자격증 공부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밤을 새우는지 조금은 이해가 가더라. 나는 설계 도면을 봐도 그냥 선이구나 싶었는데, 나중에 인테리어 시공하시는 분이 ‘여기는 배관이 지나가서 안 돼요’라고 말하는 걸 듣고 나니, 도면을 읽는 능력이 곧 돈을 아끼는 능력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냥 감각만 믿고 들어갔다가 나처럼 고생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요즘은 대학교에서도 인테리어 관련 전공자들이 왜 그렇게 수요 조사에 민감한지 알겠다.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공학적인 접근이 베이스가 되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으니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공사 현장

공사가 거의 다 끝나가는데도 여전히 미완성인 느낌이다. 로고 디자인도 업체에 맡겼는데 간판이랑 느낌이 또 안 맞아서 몇 번을 수정했는지 모르겠다. 브랜딩 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큰 업체들은 토탈 인테리어를 해준다고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결국 나처럼 발품 팔며 고생하는 사람들은 중간에서 늘 애매한 결정을 하게 된다. 이게 잘한 선택인지, 아니면 그냥 조금 더 비싼 돈 주고 큰 업체에 맡길 걸 그랬는지 아직도 확신이 안 선다. 내일도 또 현장에 가서 마감 확인을 해야 하는데, 또 어떤 변수가 튀어나올지 무섭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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