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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평 아파트 고치면서 느낀 건 딱 하나다

뜯어내고 보니 생각보다 더 좁더라

결혼하고 신혼집으로 들어온 이곳이 정확히 18평이다. 처음 부동산에서 이 집을 봤을 때는 그래도 둘이 살기에 아주 좁지는 않겠거니 싶었다. 거실이랑 방 두 개, 그리고 주방. 요즘 아파트들처럼 구조가 빠진 게 아니라 연식이 좀 된 복도식 아파트라 그런지 현관문을 열면 바로 복도가 보이고, 거실도 사실상 방 하나를 튼 것 같은 느낌이다. 인테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벽지를 다 뜯어내고 보니, 생각보다 공간이 훨씬 협소하게 느껴졌다. 분명 평수로는 18평이라고 들었는데, 가벽들을 털어내고 나니 덩그러니 남은 빈 공간이 꽤나 삭막했다. 이게 10평 인테리어랑 뭐가 다른가 싶을 정도로 체감이 작았다.

업체와의 대화는 항상 어딘가 어긋난다

인테리어 업체 세 군데 정도를 돌았는데, 18평 인테리어 비용이 생각보다 들쑥날쑥했다. 어떤 곳은 기본 3천만 원부터 시작한다고 하고, 어떤 곳은 1천만 원 후반대면 깔끔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산 때문에 중간 정도를 택했는데, 막상 공사가 시작되니 추가금이 줄줄이 따라붙었다. 장판 가격만 해도 내가 처음에 알아봤던 것보다 자재비가 올랐다면서 견적서가 계속 수정됐다. 사실 업체 담당자랑 대화하다 보면 가끔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원하는 건 단순히 깔끔한 화이트톤인데, 자꾸 ‘요즘은 이게 트렌드’라며 불필요한 간접 조명을 넣자고 권하는 게 좀 피곤했다. 그런 조명 하나에 30만 원씩 추가되는 게 이해가 안 가서 결국 다 뺐다.

2in1 에어컨이 자리를 차지할 때의 당혹감

가장 골치 아팠던 건 가전 배치를 결정하는 순간이었다. 18평형대 신축 아파트면 설계 단계부터 자리가 정해져 있었겠지만, 여긴 그런 게 없다.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2in1을 샀는데, 거실 스탠드 에어컨을 놓으니 거실의 절반이 잠식되는 기분이었다. 기사님이 오셔서 설치해주시는데, 배관 구멍 위치 때문에 가구 배치를 완전히 다시 해야 했다. 뷰케이스니 타워1이니 디자인이 예뻐서 샀는데, 좁은 공간에 덩그러니 서 있는 걸 보니 좀 뜬금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에어컨 하나 때문에 거실 한쪽 벽면 인테리어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오니, 공간이라는 게 참 물리적인 한계가 명확하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마감재 선택의 늪에서 허우적대기

장판이나 몰딩, 페인트 같은 마감재를 고르는 것도 일이었다. 처음엔 인스타그램에서 본 예쁜 집들 사진을 캡처해서 갔는데, 막상 우리 집 실측 치수에 맞춰보니 그 느낌이 안 났다. 40평 아파트 인테리어 사진을 보고 ‘이걸 우리 집에 옮겨야지’ 하는 건 애초에 무리였다. 바닥재를 고를 때도 고민이 많았다. 너무 밝으면 먼지가 잘 보일 것 같고, 너무 어두우면 집이 좁아 보일 것 같아서 샘플만 세 번을 바꿨다. 결국 가장 무난한 밝은 회색 계열로 골랐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냥 조금 더 밝은 톤으로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이 작은 공간에 가구까지 들어오면 또 느낌이 달라지니까 예측이 안 된다.

과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공사가 다 끝나고 이삿짐을 들여놓고 났는데, 마음이 아주 시원하지는 않다. 물론 새로 도배하고 장판 깔고 조명까지 바꿨으니 전보다는 훨씬 낫다. 그런데 예산을 꽤 썼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구석진 곳은 좁고 답답하다. 18평이라는 물리적 면적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사실 드라마틱한 변신이라기보다, 최대한 짐을 줄이고 공간을 비워내는 것뿐인 것 같다. 인테리어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다음에 이사를 가면 이런 식으로 구조 변경까지는 안 하겠다’는 거다. 그냥 필요한 최소한의 가구만 배치하고 사는 게 정신 건강에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후회 같은 게 남는다. 여전히 거실 한쪽 구석의 데드 스페이스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딱히 해결 방법도 안 떠오르고, 그냥 방치하고 사는 중이다.

“18평 아파트 고치면서 느낀 건 딱 하나다”에 대한 3개의 생각

  1. 가전 배치 때문에 벽면 인테리어 포기하다니, 공간 활용이 정말 중요하네요. 저는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가전 배치 전에 공간 크기를 꼼꼼하게 재서 꼼꼼히 계획하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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