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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공사하다가 농지 규제 때문에 머리 아팠던 기억

처음엔 단순히 예쁜 공간만 생각했다

몇 달 전 지인이 운영하려는 작은 카페 인테리어를 도와주다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목이 잡혔다. 처음에는 그냥 흔히 보는 상업공간 인테리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대지를 매입해서 건물을 올리거나 큰 수선을 할 때마다 튀어나오는 법적 규제가 정말 사람을 지치게 만들더라. 단순히 페인트 색이나 조명을 고민하는 단계가 아니었다. 도면을 들고 관청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는지 모르겠다. 특히나 농지를 상업용으로 전용하는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웠다. 구미나 칠곡 쪽에서 농지를 불법으로 전용해서 주차장이나 데크로 활용하다 적발되는 기사를 종종 봤었는데, 막상 내 주변에서 비슷한 상황에 처한 걸 보니 남 일 같지가 않았다. 우리는 정식으로 절차를 밟으려 했지만, 그 과정이 너무 길어서 카페 오픈 날짜가 한 달이나 밀리고 말았다.

텐센트 펭귄섬 같은 규모를 꿈꿨지만 현실은

뉴스에서 본 텐센트의 ‘펭귄섬’ 프로젝트는 정말 대단해 보였다. 업무, 주거, 상업 시설이 하나의 섬 안에서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그런 대규모 단지를 보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하다. 하지만 현실은 대형마트 부지를 주거 복합공간으로 바꾸는 대형 PF 사업조차 뚫기가 쉽지 않은 게 요즘이다. 내가 작업하던 곳은 그런 거창한 공간은 아니었지만, 주차장 한 칸을 만드는 문제로 옆집과 다투고 조경 시설을 어디에 배치할지 고민하는 과정이 정말 소모적이었다. 건축면허가 왜 필요한지, 실내건축기사가 왜 정밀한 설계를 요구하는지 그때 실감했다. 단순히 공간을 예쁘게 채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이 공간이 법적으로 아무런 탈 없이 유지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100평 남짓한 공간에 쏟아부은 비용들

공사를 시작하면서 든 비용은 대략적으로 인테리어 자재와 시공비만 따져도 평당 250만 원 정도가 들어갔다. 여기에 외부 데크 공사와 조경까지 합치니 초기 예산을 훌쩍 넘겨버렸다. 중간에 건축사 사무소 비용까지 생각하면 정말 끝이 없었다. 예전에 수성못 근처를 지나가다 본 도시재생 사업 공약 같은 것들을 보며, 저런 대형 사업들은 얼마나 복잡한 이해관계를 뚫고 진행되는 걸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카페 앞에 작은 테라스를 설치하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그 땅의 일부가 농지라서 함부로 바닥을 굳힐 수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날은 정말 허탈했다. 파쇄석을 깔아서 해결하려고 했지만, 그것마저도 허가받는 데 2주가 걸렸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들

결국 오픈은 했지만, 여전히 개운하지 않은 기분이다. 우리가 만든 이 공간이 완벽하게 법적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누군가 나중에 와서 이건 왜 허가를 안 받았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이런저런 생각 때문에 카페를 운영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다. 사실 요즘 나오는 인테리어 관련 정보들은 너무 디자인적인 요소에만 치중되어 있다. 어디가 예쁘고, 어떤 가구가 유행인지에 대해서는 넘쳐나지만, 막상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농지법이나 용도 변경 같은 ‘지루한’ 문제들은 다들 쉬쉬하는 것 같다. 전문가들은 컨설팅을 받으라고 하지만, 막상 그 비용을 다 감당하면서까지 하기에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 너무 큰 벽이다.

끝내고 나니 남는 건 피로감뿐

공사를 마무리하고 나서 한동안은 카페 근처에도 가기 싫었다. 매일같이 마주했던 도면과 관공서 서류들이 꿈에 나올 지경이었다. 인테리어라는 게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보이지 않는 실타래를 푸는 과정이 더 길었다. 지금도 가끔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다가도, 주차장 구석의 잔디밭을 보면 ‘저기 혹시라도 나중에 문제 생기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스친다. 이런 불안함이 상업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숙명일지도 모르겠다. 다음번에 만약 또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시작부터 더 철저하게 법적 검토를 하겠지만, 사실 그러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다. 단순히 커피 한 잔 파는 공간을 만드는 것뿐인데, 세상은 왜 이렇게 복잡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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