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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공사하다가 결국 목수님을 다시 불렀던 날

처음에는 다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핀터레스트에서 본 근사한 유럽풍 카페 사진 몇 장을 띄워놓고, 적당히 예산에 맞춰 자재를 사서 끼워 맞추면 될 줄 알았다. 을지로 쪽 철물점에 가서 합판 몇 장이랑 각재를 사오는데, 트럭 렌트비만 8만 원이 나갔다. 그 돈이 아까워서 낑낑대며 짐을 옮기는데, 이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상업 공간은 주거용이랑 다르다는 말을 왜 그렇게 흘려들었는지 모르겠다. 일단 전기 배선부터가 일반 가정집이랑은 차원이 달랐다. 커피 머신 하나 돌리는 데 필요한 전력량이 꽤 높다는 건 알았지만, 막상 분전반을 열어보니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내가 설계한 카운터 위치랑 실제 배관 위치가 20cm 정도 어긋나 있었는데, 그 20cm를 옮기는 비용으로 30만 원을 더 썼다. 그냥 처음부터 전문가에게 맡겼으면 그 돈으로 예쁜 조명이라도 몇 개 더 달았을 텐데, 지금 생각하면 쓴웃음만 나온다.

바닥 타일 붙이다가 며칠을 앓아누웠다

셀프 인테리어를 한다고 큰소리쳤지만, 바닥 타일은 정말 고역이었다. 20평 남짓한 공간에 포세린 타일을 깔기로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무게가 상당했다. 줄눈 간격을 맞추는 게 예술이다. 처음 세 줄은 꽤 정교하게 붙인 것 같았는데, 다섯 줄 넘어가니까 허리가 끊어질 것 같더라. 결국 중간에 타일이 한 박스 모자라서 급하게 근처 건재상으로 달려갔는데, 같은 모델이 없어서 색이 미세하게 다른 걸로 가져왔다. 조명을 끄고 보면 티가 안 나지만, 낮에 햇빛이 들어올 때 보면 그 미묘한 톤 차이가 내 눈에만 유독 크게 보인다.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 틈만 보면 자꾸만 한숨이 나온다. 타일 본드 냄새에 취해서 며칠 동안 머리가 띵했던 것도 잊을 수가 없다. 환기라도 제대로 할 걸, 그땐 왜 그렇게 빨리 끝내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카운터 높이가 생각보다 훨씬 낮았다

목공 작업이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가구 배치를 하던 날이었다. 목수님한테 부탁한 카운터 높이를 90cm로 잡았는데, 막상 커피 머신을 올리고 바리스타 동선을 맞춰보니 너무 낮았다. 내 키가 170cm 정도 되는데, 계속 허리를 구부리고 일해야 하는 구조였다. 이대로 장사를 하면 한 달 안에 병원에 실려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인테리어 업체에 전화해서 다시 수정 요청을 했다. 이미 마감까지 다 끝난 상태라 덧붙이는 식으로 작업을 했는데, 그 비용만 60만 원이 또 추가됐다. 인건비, 자재비, 폐기물 처리비까지 쏟아붓다 보니 벌써 예산의 절반이 날아갔다. 처음 계산했을 때보다 훨씬 많이 들고 있는데, 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페인트 칠은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다

벽면 페인팅만큼은 직접 하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벤자민무어 페인트를 골랐는데, 이게 갤런당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다. 일단 칠하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으니까 새벽 2시까지 붓을 들고 있었다. 모서리 부분 마스킹 테이프를 제대로 안 붙여서 라인이 울퉁불퉁해진 걸 보며, 왜 전문가들이 모서리에 그렇게 집착하는지 깨달았다. 천장 페인트가 뚝뚝 떨어져서 머리카락이랑 옷에 다 묻었는데, 그 페인트가 잘 지워지지도 않더라. 지금 다시 하라면 절대 안 할 것 같다. 옆집 사장님이 들어와서 구경하시더니 ‘수고가 많네’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왜 그렇게 힘 빠지게 들리던지.

마감재 하나 바꾸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가

마지막에 조명 스위치를 예쁜 걸로 교체하려고 보니, 기존 콘센트 박스랑 규격이 안 맞았다. 규격이 안 맞는다는 건, 다시 벽을 파거나 보조대를 대야 한다는 뜻이다. 이 사소한 부품 하나 때문에 공구가 없어서 옆 카페 사장님께 드라이버를 빌리러 다녔다. 그런 사소한 일들이 쌓이니까 작업의 즐거움보다는 ‘오늘 안에 끝낼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더 컸다. 결국 인테리어를 다 끝내고도 왠지 모르게 완성되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완벽하게 예쁜 공간을 만들고 싶었는데, 막상 손때가 묻은 구석구석을 보면 그냥 짠한 마음만 든다. 다음번에 또 가게를 열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전문가에게 다 맡기고 싶다. 물론 지금은 통장 잔고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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