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D 프로그램 설치하다가 하루를 다 보냈다
요즘 취업 시장 분위기를 보면 도대체 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채용 공고를 보다 보면 대형 건설사들은 하나같이 AutoCAD 활용 능력을 우대한다고 적어놨는데, 이게 사실상 필수가 된 지는 꽤 된 것 같다. 나도 실내건축기사 필기 공부를 시작하면서 겸사겸사 프로그램을 좀 다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는 그냥 책만 봐도 합격한다는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실무랑 연계가 안 되면 면접 가서 할 말이 없다는 선배들의 조언이 계속 맴돌았다. 그래서 무작정 학생용 무료 버전을 내려받으려는데, 이게 생각보다 설치 과정부터가 꼬이기 시작했다. 노트북 사양이 낮아서인지 아니면 네트워크 환경이 문제인지, 설치 파일만 실행하면 화면이 멈추기 일쑤였다. 결국 밤 10시가 넘어서야 겨우 실행 화면을 띄울 수 있었는데, 정작 켜놓고 나니 마우스 클릭 한 번 하기가 겁났다.
모델링의 세계는 내가 생각한 것과 달랐다
처음에는 단순히 예쁜 공간을 꾸미는 게 좋아서 실내건축디자인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막상 CAD를 켜고 도면 설계를 하려니 이건 뭐 수학 시간에 배우던 좌표 평면이랑 다를 게 없었다. 선 하나 긋는 것도 마음대로 안 돼서 자꾸 삐져나가고, 치수 넣다가 에러 나면 처음부터 다시 그리는 사태가 반복됐다. 실내건축기사필기 공부를 하면서 용어는 대충 이해했는데, 실제 프로그램 상에서 모델링을 구현하는 건 전혀 다른 영역이었다. 특히 CATIA나 솔리드웍스 같은 전문 툴을 다루는 친구들을 보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나는 겨우 2D 도면 하나 붙잡고 씨름하고 있는데, 그 친구들은 입체적으로 툭툭 만들어내는 걸 보면 괜히 기가 죽기도 한다. 포트폴리오를 만들려면 나중에는 마야 프로그램까지 건드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 수준에서 그건 너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자격증 공부와 실무 능력 사이의 간극
학원을 다닐까 고민도 많이 했다. 요즘은 실내건축디자인 학원도 워낙 많아서 상담을 받아보러 가기도 했는데, 가격대가 만만치 않았다. 한 달에 수십만 원씩 들어가는 학원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결국 독학을 택했는데 이게 정말 잘한 짓인지 가끔 의문이 든다. 혼자서 공부하다 보면 이게 실무에서 진짜 쓰이는 방식인지, 아니면 그냥 시험용으로 암기하는 건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NC선반이나 컴퓨터응용가공산업기사 같은 기계 설계 쪽이랑은 결이 좀 다르겠지만, 어쨌든 도면을 보는 눈을 키우는 게 핵심이라는 건 알겠는데 그 눈을 키우는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지루하고 고통스럽다. 자격증은 결국 종이 한 장일 뿐이라는데, 정말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말하는 것처럼 포트폴리오가 훨씬 중요한 게 맞을까 싶기도 하다.
작업하다 보면 튀어나오는 뜻밖의 난관들
얼마 전에 노트북 팬이 미친 듯이 돌아가면서 화면이 한 번 튕겼다. 3시간 동안 붙잡고 있던 작업물이 저장도 안 된 채 그대로 사라졌을 때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때 느꼈다. 프로그램 활용 능력도 중요하지만, 중간중간 저장하는 습관과 하드웨어 관리가 진짜 실력이구나 싶었다. 마스터캠이나 NX 같은 고사양 툴을 다루는 사람들이 왜 좋은 장비를 쓰는지 뼈저리게 실감했다. 지금 쓰는 100만 원 초반대 노트북으로 계속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실내건축기사 실기까지 생각하면 3D 렌더링 작업도 해야 할 텐데, 지금 이 속도면 기말고사 기간이랑 겹쳐서 난장판이 될 게 뻔하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여전히 물음표
주변에서는 경력직으로 들어가서 하자보수나 공공사업 현장을 겪어봐야 진짜 실력이 는다고 한다. 근데 나는 아직 도면도 제대로 못 쳐서 쩔쩔매고 있으니, 그 말이 너무 멀게 느껴진다. 어제는 충남 아산에 있는 어떤 업체 채용 공고를 봤는데, 고용 형태가 정규직이고 수습 기간이 3개월이더라. 나 같은 사람이 거기 가서 실무를 바로 따라갈 수 있을까? 지금처럼 혼자 노트북 앞에 앉아서 밤새 씨름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아예 다른 경로를 찾아봐야 하는 건지 결론이 안 난다. 내일은 다시 CAD 강의 영상이나 찾아보면서 어제 날아간 도면을 다시 그려야겠다. 이게 제대로 된 길인지, 아니면 그냥 시간 낭비인지 확인할 방법은 당분간 없을 것 같다.

저도 프로그램 때문에 비슷한 경험 한 적이 있어요. 3D 렌더링 작업 속도가 느려서 기말고사 기간에 겹쳐지면 정말 걱정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