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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시 바꾸고 나서 든 생각은 결국 환기 걱정뿐이네

갑자기 샷시를 교체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건 순전히 지난겨울 때문이었다. 15년 넘은 아파트라 그런지 거실 확장을 했던 부분에서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게 느껴졌는데, 이게 단순히 웃풍 수준이 아니라 옆에 앉아 있으면 어깨가 시릴 정도였다. 처음에는 문틈에 붙이는 문풍지를 대량으로 사서 붙여봤는데, 며칠 못 가서 접착제가 녹아내리고 방충망 샷시 틈새까지 엉망이 되는 걸 보고는 아, 이건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되겠구나 싶었다. 결국 주변에서 다들 LG샷시나 KCC뉴프라임 같은 이름 있는 브랜드를 하라고 해서, 견적을 받으러 다니기 시작했다.

견적 받으러 다니는 게 일보다 더 힘들더라

사람들이 샷시 교체는 발품 팔아야 한다고들 하는데, 진짜 말 그대로였다. 처음에는 온라인으로 견적을 내주는 곳들을 기웃거려 봤다. ‘이맥스 클럽’ 같은 곳이나 시스템창호 전문 업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대략적인 규격을 넣으면 가격이 나오긴 하는데, 막상 업체를 불러서 실측을 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창문 프레임 상태가 생각보다 안 좋아요’라거나 ‘이건 보강 작업이 따로 들어가야 해서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예상했던 예산에서 100만 원, 200만 원씩 툭툭 튀어 오르는 거다. 전체 다 바꾸면 대략 700만 원에서 1,000만 원 사이는 우습게 넘어간다. 이게 차 한 대 값인지, 그냥 문짝 몇 개 바꾸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그린리모델링 사업인가 뭔가로 이자 지원을 해준다고 해서 솔깃했는데, 그것도 서류 작업이 복잡해서 업체가 귀찮아하는 눈치였다.

영림샤시와 시스템창호 사이의 갈등

결국 고민하다가 영림샤시와 이름 없는 중소기업의 시스템창호 사이에서 한참을 갈팡질팡했다. 시스템창호는 확실히 틈새가 없어서 방음이나 단열은 끝내줄 것 같았는데, 문제는 열고 닫는 방식이 너무 무겁고 불편해 보였다. 손잡이를 돌려서 밀고 당기는 방식인데, 나중에 손잡이 부속이라도 고장 나면 수리는 누가 하나 싶기도 하고. 아파트 거실 창처럼 넓은 곳은 그냥 미닫이가 제일 편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무난한 이중창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는데, 이것도 결정하고 나니 마음이 편한 게 아니라 또 다른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너무 꽉 막혀버리면 이제는 집 안 공기 순환은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 말이다.

공사 당일의 그 정신없던 시간들

공사는 딱 하루 만에 끝난다고 들었다. 아침 8시부터 시작해서 저녁 6시쯤 마무리된다고 했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거의 전쟁터였다. 짐을 다 거실 중앙으로 몰아넣고, 보양 작업을 한다고는 했지만 먼지가 정말 끝도 없이 나왔다. 샷시문 하나 들어올릴 때마다 쿵쿵거리는 소리에 아래층 눈치 보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공사 중간에 점심 먹으러 나갔다 들어오니 벌써 창틀을 뜯어내고 수평을 맞추고 있더라. 꼼꼼히 보고 싶어도 너무 거대한 기계들과 사람들이 북적거려서 중간중간 방해만 될까 봐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만 있었다. 샷시를 다 끼우고 실리콘을 쏘는 모습까지 보고 나니, 이제 진짜 새집이 된 건가 싶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냥 원래 있던 창문 닦아서 쓸걸 그랬나 하는 묘한 후회도 들었다.

바꾼 뒤에 남은 알 수 없는 찝찝함

공사 끝나고 며칠 뒤, 비가 오길래 창문을 꽉 닫아봤다. 확실히 외부 소음은 줄었다. 예전엔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는데 지금은 정적만 흐른다. 그런데 이게 또 적응이 안 되니 오히려 답답하다. 문틈으로 들어오던 미세한 바람이 사라지니 집 안 공기가 너무 묵직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창문을 열면 다시 소음이 들이닥치고, 닫으면 답답하고. 시스템창호로 하지 않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이런 건지 알 수가 없다. 샷시 교체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는데, 사실은 또 다른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이 시작된 것뿐이다. 앞으로 또 몇 년을 이렇게 지내봐야 이게 진짜 잘한 선택인지 알 것 같다. 아직도 창문 손잡이를 돌릴 때마다 이게 부드러운 게 맞는지, 나중에 뻑뻑해지면 어쩌나 하는 사소한 불안감이 가시질 않는다. 샷시라는 게 참, 비싼 돈 들여서 조용함을 샀는데 그만큼의 여유를 얻은 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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