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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에서 20평짜리 작은 사무실 꾸려보려니 생각보다 고민이 많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좁았던 20평 공간

분당 쪽에 작게 사무실을 하나 얻게 되면서 가장 먼저 했던 일은 도면을 대충 그려보는 거였다. 20평이라고 하면 솔직히 꽤 넓을 줄 알았다. 카페 공간도 아니고 그냥 책상 몇 개 놓고 회의 테이블 하나 넣으면 끝날 줄 알았는데, 막상 가벽을 세우고 동선을 짜보니까 이건 뭐 거의 테트리스 수준이었다. 요즘 상업 공간 인테리어 하는 곳들 찾아보면 다들 근사한 렌더링 이미지들을 보여주는데, 그건 다 층고가 높고 창이 시원하게 뚫린 곳들이라 내 사무실이랑은 상황이 너무 다르더라. 아카이브현 같은 업체들 후기를 봐도 다들 깔끔하게 뽑아내길래 나도 그러면 되는 줄 알았지. 현실은 전기 콘센트 위치 잡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다.

전기와 조명은 왜 항상 예상보다 뒤에 있는 걸까

인테리어 하시는 분이 와서 실측을 하는데 내가 원했던 위치에 콘센트가 없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보통 상업 공간 인테리어 업체들은 알아서 잘 해주겠지 싶었는데, 막상 바닥을 까고 배선을 다시 하려니 비용이 갑자기 확 뛰더라. 대충 20평 기준이라도 견적을 받아보면 2천만 원 내외에서 시작하는데, 여기서 자재 좀 바꾸고 조명 조금 신경 쓰면 3천은 우습게 넘어간다. 예산이 한정적이라 타협을 해야 하는데, 어떤 걸 포기해야 할지 결정하는 게 제일 피곤했다. 그냥 노출 천장으로 갈까 하다가도 층고가 낮으면 답답할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결국 비용 때문에 기본만 하기로 했는데, 이게 나중에 후회로 남을지 잘 모르겠다.

가구 배치와 동선이 주는 의외의 피로감

사무실을 꾸미다 보니 생각보다 수납공간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처음에는 오픈형으로 시원하게 가고 싶었는데, 막상 서류랑 잡동사니들이 쌓이기 시작하면 그게 다 눈에 보일 것 같아서 급하게 팬트리 공간을 짰다. 동탄 쪽 모델하우스 구경 갔을 때 봤던 그 수납 방식들을 참고했는데, 좁은 공간에 억지로 집어넣으려니 방이 더 작아 보이는 느낌이다. 사람들은 다들 예쁜 사무실만 생각하지, 실제 거기서 일하면서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나 잡동사니를 어디에 숨길지는 별로 고민 안 하는 것 같다. 나도 처음에 예쁜 의자랑 테이블 고르는 데만 너무 집중했나 싶기도 하고.

정해진 예산 안에서 타협하는 과정의 씁쓸함

결국 업체랑 조율하면서 뺐던 항목들이 자꾸 눈에 밟힌다. 통창 느낌을 주고 싶어서 샷시를 교체하려던 것도, 바닥재를 타일로 바꾸려던 것도 다 돈 때문에 포기했다. 그냥 일반 데코타일로 깔고 페인트로 마감하기로 했는데, 이게 나중에 1년 지나면 금방 지저분해질 것 같아서 벌써 걱정이다. 그렇다고 무리해서 예산을 올리기엔 사무실 운영 수익이 아직 불확실한 상태고. 뭐라도 잘해보려고 시작한 건데, 인테리어 과정 자체가 벌써 기운을 다 빼놓는 것 같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공간을 보며 드는 생각

오늘도 잠시 들러봤는데, 아직 페인트 냄새가 덜 빠져서 머리가 조금 아프다. 메가박스 같은 근사한 상업 시설들이 들어가는 대형 건물도 아니니, 그냥 소소하게 내 공간 하나 만든다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긴 하다. 주변에 다른 사무실들 보면 다들 잘 해놓고 쓰던데, 내 공간은 왜 이렇게 엉성해 보이는지 모르겠다. 가구 들어오고 나면 좀 나아질까. 아직 책상 배치도 다 안 끝났고, 네트워크 공사도 일주일 뒤에나 들어온다는데 막상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지쳐버린 것 같기도 하다. 나중에 다시 인테리어를 하라면, 그때는 좀 더 단순하게 시작할 것 같다. 고민을 너무 많이 하는 것도 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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