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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대리석 바닥을 깔고 나서 든 생각들

처음부터 대리석을 고집한 건 아니었다

사실 인테리어를 계획할 때만 해도 우리 집 바닥을 대리석으로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냥 남들 다 하는 강마루나 타일 정도로 적당히 타협하려고 했다. 그런데 성수동 인테리어 쇼룸들을 몇 군데 돌아다니다 보니 자꾸 눈이 높아졌다. 특히 호텔 로비 같은 깔끔한 분위기에 꽂혀버린 게 화근이었다. 대리석 바닥 시공 비용은 평당 꽤 나가는 편이라 예산을 짤 때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거의 2천만 원 가까운 돈이 바닥에 들어가는 게 맞나 싶었는데, 막상 샘플을 보고 나니 다시 나무 소재로 돌아가기가 어려웠다. 결국 남편이랑 상의 끝에 질러버렸다.

차가운 감촉과 현실적인 고민들

이사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였나. 아이방 꾸며주려고 수입가구 브랜드 매장도 둘러보고 했는데, 이게 웬걸. 아이가 장난감을 바닥에 툭 떨어뜨릴 때마다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다. 대리석은 확실히 예쁜데, 관리가 너무 스트레스다. 물을 쏟아도 바로 닦아야 하고, 뭐가 묻으면 얼룩이 남을까 봐 노심초사하게 된다. 시몬스 뷰티레스트 블랙 팝업스토어에서 본 베이지 톤의 정갈한 분위기를 우리 집에 그대로 옮겨오고 싶었지만, 현실은 층간소음 방지 매트를 깔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매일의 연속이다. 인테리어 레퍼런스 사이트에서 봤던 그 깔끔한 사진들은 다 거짓말인가 싶을 정도로 짐이 많아지니 답이 안 나온다.

현관 대리석은 예쁘긴 한데

현관에 깔아둔 대리석은 솔직히 마음에 든다. 외부 먼지가 좀 묻어도 금방 티가 나지 않고, 무엇보다 집에 들어올 때 느껴지는 그 특유의 무게감이 있다. 하지만 단점도 명확하다. 비 오는 날 현관에 들어오면 미끄러울까 봐 아이 손을 잡을 때마다 더 긴장하게 된다. 요즘 인테리어 트렌드인지 뭔지 다들 화려한 마감재를 선호하는데, 살림하는 입장에선 솔직히 실용성이 좀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가끔은 그냥 편한 타일이 나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생각보다 더 큰 관리의 영역

대리석 전용 세정제를 사서 닦아보고 있지만, 광택이 예전 같지 않은 것 같아 불안하다. 거실 한가운데 자리 잡은 큰 테이블 밑에 대리석이 긁힐까 봐 러그를 깔아두었는데, 그럼 애초에 대리석을 왜 깔았나 싶기도 하고. 인테리어를 할 때 ‘공사 홈페이지’에서 본 정보들은 다 예쁜 결과물 위주였지, 시간이 지나면서 생기는 미세한 스크래치나 색 변화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호텔 스위트룸 같은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지금은 청소기 돌릴 때마다 조심해야 하는 노동이 되어버렸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

결국 인테리어라는 게 예쁨과 불편함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인데, 나는 너무 예쁨 쪽으로 치우친 선택을 한 건 아닐까. 어제는 지인이 놀러 와서 바닥 정말 고급스럽다고 칭찬해줬는데, 속으로는 ‘이거 유지하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알아?’라고 대답하고 싶었다. 대리석이 주는 특유의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은 분명 돈값을 한다. 하지만 다음번에 다시 인테리어를 하라고 한다면, 아마 조금 더 고민해볼 것 같다. 아니면 적어도 아이방만큼은 대리석을 피할 것 같다. 지금의 나는 이 바닥이 내 집의 자랑인지, 아니면 내가 감당해야 할 숙제인지 잘 모르겠다. 그냥 닦고 또 닦으며 사는 거다.

“집에 대리석 바닥을 깔고 나서 든 생각들”에 대한 4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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