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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대신 두꺼운 장판을 깔고 나서 생긴 애매한 고민들

도농플루리움으로 이사하면서 시작된 바닥재 고민

남양주에 있는 도농플루리움 아파트로 이사를 결정하고 가장 먼저 고민했던 건 다름 아닌 바닥 인테리어였다. 연식이 제법 된 아파트라 들어서자마자 손댈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중에서도 거실과 방 전체에 깔린 바닥 상태가 유독 마음에 걸렸다. 기존 바닥은 옛날 느낌이 물씬 풍기는 짙은 체리색 마루였는데, 베란다 확장 부위 주변은 햇빛에 바래서 색이 허얗게 죽어 있었고 군데군데 긁히거나 틈새가 벌어져 거뭇한 먼지가 끼어 있는 상태였다. 처음에는 요즘 많이들 선택한다는 밝은 톤의 강마루를 깔면 어떨까 싶었다. 집이 전체적으로 넓어 보이고 정돈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집에는 아직 발뒤꿈치로 쾅쾅거리며 걷는 습관을 버리지 못한 아이들이 둘이나 있었고, 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로 아랫집과 불필요한 마찰을 겪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매트를 온 집안에 빈틈없이 깔아두고 살자니,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새로 인테리어를 하는 보람이 전혀 없을 것 같아서 선택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마루 대신 4.5T 두꺼운 장판을 선택하게 된 이유

여러 종류의 마루와 데코타일 같은 바닥재를 두고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것이 4.5T 두께의 PVC 장판이었다. 흔히 장판이라고 하면 예전 자취방에서나 보던 얇고 번들거리는 노란색 롤장판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인데, 요즘 나오는 두꺼운 장판들은 질감도 매트하고 디자인도 실제 마루나 타일과 꽤 비슷하게 나온다는 후기를 접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니 그래도 나중에 집을 매매할 때나 집안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생각하면 마루를 까는 게 낫지 않겠냐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에게는 미적인 부분보다도 아이들이 넘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을 만한 보행감과 층간소음이 조금이라도 덜 유발되는 실용적인 면이 더 중요했다. 실제로 인테리어 대리점에 방문해 샘플 조각을 직접 밟아보고 손으로 눌러보니, 확실히 얇은 장판과는 다르게 묵직하면서도 약간의 쿠션감이 느껴졌다. 그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고 나니 다른 바닥재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결국 실용성을 우선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평당 가격을 계산해 보고 마주한 현실적인 비용

장판은 마루보다 훨씬 저렴할 것이라는 나만의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마음에 드는 제품인 LX 하우시스의 지아소리잠 4.5T 모델로 견적을 받아보니 그 생각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재 자체의 단가도 높은 편인 데다가 두께 때문에 다루기가 까다로워 시공비도 일반 장판에 비해 높게 책정되어 있었다. 평당 시공 가격을 계산해 보니 10만 원대 중후반 정도였는데, 40평형대 아파트 전체 면적에 시공을 하려니 대략 350만 원이 넘어가는 비용이 뚝딱 계산되었다. 이 정도 금액이면 웬만한 중저가 강마루를 전체 시공하는 것보다 오히려 돈이 더 들어가는 셈이었다. 도배와 화장실 리모델링 예산도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장판 하나에 이만큼의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맞는지 머리가 아팠다. 남편 역시 장판에 이 정도 돈을 쓰는 건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마루로 다시 돌아가자고 제안했지만, 이미 층간소음에 대한 두려움과 푹신함에 꽂힌 나는 이 비용을 층간소음 방지 비용이라 여기며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말았다.

이틀 동안 진행된 철거와 시공 과정에서 겪은 삐걱거림

공사 일정이 잡히고 바닥 작업은 이틀에 걸쳐서 꼬박 진행되었다. 첫날에는 기존에 깔려 있던 노후된 마루를 기계로 다 뜯어내고 콘크리트 바닥면을 평평하게 만드는 샌딩 작업이 이루어졌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한 돌가루와 먼지가 온 집안의 공기를 가득 채웠다. 바닥 면이 조금이라도 울퉁불퉁하면 두꺼운 장판을 깔았을 때 표면이 고르게 나오지 않고 붕 뜰 수 있다고 해서 작업 기사님이 바닥을 다듬는 데에 상당한 시간을 소모했다. 둘째 날 드디어 무거운 4.5T 장판 롤을 풀며 시공이 시작되었는데, 자재가 두껍고 유연성이 떨어지다 보니 모서리나 문틀 부분의 마감을 재단하는 과정이 무척 까다로워 보였다. 기사님 두 분이 땀을 흘려가며 조심스럽게 맞춰 나갔지만, 장판과 장판을 이어 붙이는 부분에 사용하는 접착제의 독한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하여 이틀이 지난 후에도 환기를 시키느라 애를 먹었다. 마루처럼 깔끔하게 결합되는 방식이 아니라 실리콘과 접착제로 마감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 때문에 혹시라도 나중에 틈이 벌어지지 않을까 지켜보는 내내 마음이 불안했다.

막상 생활해 보니 신경 쓰이는 몇 가지 단점들

이사를 무사히 끝마치고 가구들이 하나씩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실생활에서 장판을 경험하게 되었다. 맨발로 걸어 다닐 때 무릎에 전해지는 푹신하고 부드러운 느낌은 기대했던 대로 아주 만족스러웠고, 겨울철 보일러를 켰을 때 온기가 바닥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점도 좋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삿짐 직원들이 무거운 서랍장과 식탁을 자리에 배치하는 순간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장판이 두껍고 부드러운 만큼 가구의 얇은 다리나 하중이 쏠리는 모서리 부분이 짓눌려 깊은 흠집처럼 푹 파여 들어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식탁 의자에 한참 앉아 있다가 일어나 보면 의자 다리가 닿았던 자리에 동그란 구멍이 뚫린 것처럼 바닥이 눌려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차오르며 복원된다는 판매처의 설명이 있었지만, 며칠 동안 한 자리에 가만히 서 있던 무거운 책장을 다른 위치로 옮겼을 때 드러난 자국은 몇 주가 지나도 도무지 원래대로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여전히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은 가구 자국에 대한 생각

그렇게 이사를 마치고 계절이 바뀐 지금까지도 거실 구석구석에는 가구 배치를 바꿨을 때 생긴 깊은 눌림 자국들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가구의 위치를 새로이 바꾸고 싶어도 바닥에 흉하게 남을 자국들이 먼저 걱정되어 이리저리 배치해보는 취미는 아예 포기한 상태다. 결국 미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인터넷에서 가구 전용 보호 패드와 두꺼운 고무 받침대를 한가득 구매해 가구 다리마다 전부 받쳐두었는데, 볼 때마다 조잡한 느낌이 들어 한숨이 나오곤 한다. 조명 빛이 비스듬히 비칠 때마다 희미하게 보이는 장판 이음새 선도 눈에 거슬릴 때가 많다. 마루를 시공했더라면 찍힘은 있어도 이런 식의 깊은 함몰 자국으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을 텐데 싶다가도, 아이들이 거실에서 장난감을 내팽개치거나 뛰어놀 때 아랫집에서 연락이 오지 않는 것을 위안 삼아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장판을 깐 것에 대해 완전히 후회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선뜻 이 바닥재를 추천할 수 있을지 물어본다면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찝찝한 의문이 남는다.

“마루 대신 두꺼운 장판을 깔고 나서 생긴 애매한 고민들”에 대한 4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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