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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바탕화면 하나 바꾸는 게 뭐라고 이리 번거로운지

어제는 퇴근하고 노트북 앞에 앉았는데, 문득 바탕화면이 너무 칙칙해 보였다. 원래는 깔끔한 기본 배경을 선호하는 편인데, 언젠가부터 파일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익숙한 풍경 이미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니까 왠지 모르게 마음이 어수선해지는 기분이었다. 기분 전환을 위해서라도 좀 감성적인 걸로 바꿔볼까 싶어서 인터넷 창을 켰다. 예전에는 그냥 구글링해서 대충 고화질 풍경 이미지나 자동차 배경화면 같은 걸 찾아서 저장하곤 했는데, 요즘은 저작권 문제도 그렇고 괜히 찜찜해서 무료 저작권 이미지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찾게 된다.

쏟아지는 이미지들 사이에서 길을 잃다

무료 이미지 사이트라는 곳들을 몇 군데 들어가 봤다. 예전에는 정말 사진 몇 장 고르면 끝이었는데, 요즘은 인포그래픽이니 전자책 만들기용 소스니 하는 것들이 너무 많이 섞여 있어서 오히려 더 찾기가 힘들었다. 분명 감성적인 사진을 검색했는데 결과물은 광고물 제작에 적합한 템플릿들이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처럼 그냥 바탕화면 하나 깔끔하게 바꾸고 싶은 사람한테는 오히려 정보가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30분쯤 지났을까, 결국 마음에 드는 구도를 찾긴 했는데 이걸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는 것조차 괜히 복잡한 과정이 섞여 있어서 한숨이 나왔다.

업데이트 알림창과의 사투

이미지를 다운로드받으려던 찰나에 노트북 오른쪽 하단에서 Windows 업데이트 알림이 불쑥 튀어 올라왔다. 이게 꼭 뭐 하나 하려고 하면 귀신같이 나타나서 흐름을 끊는다. 지난번에도 작업 중에 업데이트가 뜨길래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나중에 업데이트’를 눌러두고 그냥 넘어갔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게 시스템을 은근히 무겁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고. 바탕화면 바꾸는 작업보다 사실 이 업데이트가 더 큰 숙제처럼 느껴졌다. 시작 버튼을 누르고 업데이트 설정을 검색해서 창을 띄웠는데, 정작 업데이트 시작 버튼을 누르기가 무서웠다. 또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일단 창을 닫아버렸다. 바탕화면 하나 바꾸는 게 이렇게 눈치 보일 일인가 싶다.

정리되지 않은 파일들의 습격

새로 고화질 배경화면을 설정하고 나니, 바탕화면 한가운데 널브러져 있는 폴더들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예전에 답례품 스티커 디자인 의뢰받았을 때 만들어둔 시안 파일부터, 알 수 없는 이름의 임시 저장 폴더들이 뒤섞여 있었다. 분명 지난달에는 정리를 좀 해야지 다짐했는데, 바탕화면만 깔끔해진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것 같다. 문득 이광수가 나왔던 방송에서 목장 풍경을 보고 ‘컴퓨터 바탕화면 같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만큼 평화로워 보였던 건데, 내 노트북 화면은 여전히 현실적인 피로감이 가득하다. 굳이 파일들을 정리하지 않아도 화면만 바꾸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바꾸고 나니 오히려 더 지저분한 것들이 잘 보여서 역효과가 났다.

소소한 노력의 끝은 어딘가

한 시간 넘게 사이트를 뒤지고 이미지 고르고, 업데이트 창이랑 실랑이하다 보니 진이 다 빠졌다. 결국 처음에 눈에 들어왔던 풍경 이미지는 배경으로 지정했지만, 막상 적용하고 나니 예전의 칙칙했던 배경이 오히려 눈이 덜 아팠던 것 같기도 하고. 마음먹고 한 일인데 결과물은 생각보다 밋밋하다. 인테리어를 조금 바꾼다고 방 전체 분위기가 한 번에 바뀌지 않는 것처럼, 바탕화면도 결국 내 컴퓨터 안의 복잡함을 가려주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그냥 귀찮아도 파일 정리부터 먼저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지만, 사실 이것도 며칠 지나면 까먹을 것 같다. 노트북을 덮으면서도 괜히 아쉬움이 남아서 다시 화면을 한번 확인했다. 여전히 정리가 안 된 파일들이 화면 구석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다. 내일은 정말 파일 폴더를 하나 만들어서 다 넣어버려야겠다, 생각하면서도 벌써 내일의 내가 귀찮아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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