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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걸 액자 하나 고르려다 하루를 다 보냈다

마음에 드는 사진 하나 찾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

이사 온 지 벌써 세 달이 넘어가는데, 거실 소파 뒤쪽 벽이 너무 휑해서 계속 신경이 쓰였다. 처음엔 그냥 대충 아무거나 예쁜 그림을 사서 걸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상 ‘고해상도 이미지’라고 검색창에 치고 나니 그때부터 문제였다. 유료 이미지 사이트들이 우르르 나오는데, 하나같이 다 너무 광고 같거나 너무 뻔한 느낌? 예전에 카페에서 봤던 그런 자연스러운 사진을 찾고 싶은데, 막상 그런 건 대부분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작가들의 작품이거나, 아예 퀄리티가 낮아 보이는 것들뿐이었다.

무료 사이트와 유료 플랫폼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

무료 이미지 사이트도 몇 군데 들어가 봤다. 거기서 과일 사진이나 예쁜 풍경 사진을 몇 장 내려받아 봤는데, 이게 인쇄를 하려니 문제였다. 화면으로 볼 때는 괜찮아 보이는데, 조금만 확대하면 픽셀이 다 깨져서 보기가 흉했다. 어차피 액자로 만들 거면 최소한 A2 사이즈는 되어야 하는데, 무료로 풀린 사진들은 대부분 해상도가 낮아서 대형 인쇄에는 영 맞지 않았다. 유료 플랫폼인 크레페 같은 곳도 기웃거려 봤다. 거기는 주로 캐릭터 커미션을 받는 분들이 많던데, 내가 원하는 인테리어용 감성 사진을 의뢰하기에는 가격 책정이 좀 애매했다. 한 장에 몇만 원씩 주고 사기에는 결과물이 내 거실 분위기에 어울릴지 장담할 수가 없어서 선뜻 결제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결국 적당히 타협하고 나니 남는 찜찜함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이미지 판매 사이트에서 2만 원 정도 하는 사진 파일을 하나 샀다. 요즘은 AI로 생성한 이미지도 많다고 하던데, 사실 뭐가 진짜 사진이고 뭐가 AI인지 구분하는 것도 피로했다. 어떤 건 너무 정교해서 오히려 기괴해 보이기도 하고, 어떤 건 너무 인위적이라 정이 안 갔다. 그냥 적당히 따뜻한 느낌의 과일 정물 사진을 골랐다. 인쇄소에 파일을 보내고 기다리는 동안에도 ‘이게 최선이었나’ 싶은 마음이 계속 들었다. 배송비 포함해서 액자까지 대충 6만 원 정도 쓴 것 같은데, 차라리 그냥 유명한 명화 포스터를 살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생각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해상도의 압박

액자를 벽에 걸어놓고 보니 처음엔 좀 뿌듯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자꾸 사진의 질감이 신경 쓰인다. 카메라로 찍은 원본의 깊이감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메디씽큐 같은 기술에서 쓰는 초고해상도 3D 영상이나, 국립생물자원관에서 공개한 디지털 표본 이미지처럼 쨍한 선명함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인쇄된 결과물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왠지 모르게 흐릿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옆집에 사는 친구는 잘 샀다고 해주는데, 내 눈엔 그 미묘한 차이가 계속 거슬린다.

정답 없는 이미지 찾기에 지쳐버린 저녁

결국 인테리어 완성은 나 혼자만의 만족 싸움인 것 같다. 나중에는 아예 내가 직접 사진을 찍으러 나가볼까 싶기도 했다. 그런데 또 주말에 시간을 내서 나가 사진을 찍고, 보정하고, 인쇄소까지 들르는 수고를 생각하면 벌써 피곤하다. 다음번엔 그냥 액자 가게 가서 걸려 있는 것 중 하나 골라와야지. 집을 예쁘게 꾸미는 게 이렇게까지 머리 아픈 일이었나 싶다. 오늘 저녁엔 그냥 휑한 벽을 덜 보려고 조명을 좀 어둡게 낮춰놔야겠다.

“벽에 걸 액자 하나 고르려다 하루를 다 보냈다”에 대한 3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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