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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지원 목공 수업을 듣고 나서 든 솔직한 생각

국비지원 목공 교육을 신청하게 된 이유

솔직히 처음엔 그냥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아까워서 시작했다.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고 나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목공이나 배워두면 나중에 자취방 인테리어라도 직접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주 단순한 생각이었다. 수원 쪽 공방을 몇 군데 알아봤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더라. 주말반은 기본 60만 원에서 80만 원 정도 하는 곳이 많아서 덜컥 결제하기가 망설여졌다. 그러다 우연히 국비지원 교육 과정을 알게 되었고, 수강료가 거의 없다는 점에 마음이 기울었다. 사실 공짜라는 건 나중에 알고 보니 내 세금으로 운영되는 거라 마냥 공짜는 아니지만, 당장 지갑에서 나가는 돈이 없다는 게 컸다. 그렇게 수원 인근의 한 직업학교에 등록했다.

첫 수업부터 느껴진 묘한 온도 차이

개강 첫날 강의실에 들어갔을 때 생각보다 연령대가 다양해서 놀랐다. 나는 단순히 취미 삼아 온 거였는데, 옆자리에 앉은 50대 아저씨는 정말 진지하게 노후 준비를 위해 오셨다고 했다. 나처럼 2030 청년들은 취업이나 자격증 가산점이 목적이었고,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기술을 익혀서 현장 아르바이트라도 시작해 보려는 분위기였다. 첫날 안전 교육만 한 시간 넘게 들었는데, 사실 좀 지루했다. 강사님은 계속 ‘이거 제대로 안 하면 손가락 날아간다’고 엄포를 놓으셨고, 그 긴장감이 수업 내내 묘하게 깔려 있었다.

톱질과 사포질의 무한 반복

본격적으로 나무를 만지기 시작한 건 2주 차부터였다. 내 생각엔 바로 예쁜 선반이나 의자를 뚝딱 만들 줄 알았는데, 현실은 며칠 내내 판재 자르고 사포질하는 게 전부였다. 특히 사포질은 정말 지루하고 힘들다. 팔이 아픈 건 둘째치고, 나무 가루가 온몸에 달라붙어서 집에 갈 때마다 머리카락이 빳빳해졌다. 처음에 가졌던 ‘인테리어 감성’은 온데간데없고, 현장 노동의 느낌만 가득했다. 가끔은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 싶다가도, 반듯하게 잘린 나무 단면을 보면 이상하게 쾌감이 들기도 했다. 전산응용건축제도 같은 이론 수업과 병행했는데, 도면을 보고 실제로 나무를 깎는 과정이 일치할 때의 그 묘한 희열은 지금도 기억난다.

현장의 기술과 이론의 괴리

수업 중간에 건축도장이나 타일 시공 같은 다른 기술 분야를 살짝 엿볼 기회가 있었다. 목공만 배우러 왔는데 주변에서 ‘이왕 하는 거 타일도 같이 배우면 나중에 인테리어 보수할 때 엄청 유용하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 솔직히 흔들리기도 했다. 내일배움카드로 지원받는 김에 이것저것 다 해볼까 싶었지만, 목공 하나만으로도 진이 다 빠져서 다른 건 엄두도 안 났다. 강사님이 가끔 해주시는 현장 이야기는 교과서와는 달랐다. ‘이론은 이렇게 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그냥 대충 뚝딱 해서 박아버려’ 같은 이야기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배우는 이 정석 교육이 현장에 나가면 얼마나 쓸모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끝나고 나니 남은 것과 숙제

과정을 다 수료하고 나니 목공 도구에 대한 욕심이 조금 생겼다. 집에 작은 드릴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검색해 보는데, 장비 가격이 만만치 않다. 수업 때는 학교 장비를 썼으니 체감이 안 됐는데, 막상 내 걸 사려니 또 고민이다. 문화재수리기능자 자격증 같은 걸 따볼까 하는 막연한 목표도 생겼지만, 당장 생업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수업을 듣는 동안 내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뀐 건 없다. 그냥 집 거실에 있는 흔들리는 의자 다리를 고칠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이제는 나무만 봐도 대충 이건 MDF인지 원목인지 구분하는 눈이 생긴 정도다. 어쩌면 그게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아쉬운 것 같기도 하다. 다음 주부터는 그냥 현장 경험이라도 쌓으러 나가야 하나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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