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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컨셉 잡기, 예쁘기만 한 것보다 중요한 현실적인 고민들

인테리어 디자인을 준비하다 보면 누구나 잡지 화보 같은 거실을 꿈꿉니다. 저도 얼마 전 구축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원목 인테리어 컨셉에 꽂혀 예산을 꽤 많이 잡았었죠.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업체들과 미팅을 해보고, 실제 시공 과정을 지켜보니 이게 ‘예쁜 그림’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더라고요. 특히 인테리어3D 시안을 볼 때는 완벽해 보였던 공간이, 막상 조명을 달고 가구를 들이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걸 보고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많은 분이 디자인업체를 고를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포트폴리오만 보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사실 그 사진들은 준공 직후, 그것도 가장 예쁜 각도에서 찍은 결과물일 뿐이죠. 제가 겪어본 바로는, 거주자가 실제 짐을 채우고 6개월만 지나도 관리 문제로 디자인 의도가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원목은 습도 관리가 까다롭고, 화이트 톤으로 맞춘 주방은 생각보다 손때가 잘 타서 매일 닦아내야 하거든요. 이게 현실입니다.

비용 측면에서도 고민이 깊어집니다. 요즘 31평형 아파트 기준으로 부분 인테리어를 하려고 해도 중문, 붙박이장, 마루 시공 등을 포함하면 최소 1,500만 원은 잡아야 하는데, 브랜드 제품을 고집하면 여기서 20~30%는 더 올라가기 마련입니다. 예산은 한정적인데 브랜드 이미지에만 매몰되면, 정작 마감재의 품질이나 시공 디테일에서 타협해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가성비를 따지자니 내구성이 걱정되고, 메이저 브랜드를 쓰자니 비용이 부담되는 이 미묘한 줄타기가 인테리어의 본질인 것 같아요.

디자인외주를 고려하거나 직접 컨셉을 잡을 때, BX디자이너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이 말에 절반만 동의합니다. 브랜드의 색깔을 공간에 입히는 건 좋지만, 집은 결국 ‘살아가는 공간’이지 ‘전시 공간’이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던스트 같은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처럼 멋진 블랙 톤 외관이나 절제된 미감을 구현하더라도, 막상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 그 공간이 나에게 실질적인 휴식을 주는지는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제가 했던 시공 중에서도 정말 고가의 마감재를 썼는데, 정작 거주자가 생활 패턴과 맞지 않아 1년 만에 가구 배치를 다 바꾼 사례를 봤습니다. 기대했던 공간의 조화가 생활 속에서 불협화음으로 다가오는 경우죠.

물론 디자인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많은 사람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내가 이 공간을 얼마나 유지보수할 수 있는가’입니다. 깔끔한 디자인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부지런함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바쁜 직장인에게 그게 쉬운 일일까요? 저도 처음엔 완벽한 쉐브론 마루 시공을 꿈꿨지만, 막상 시공 후 틈새에 먼지가 끼는 걸 보고는 ‘내가 왜 그랬을까’ 싶더라고요. 이런 지점들이 바로 인테리어 준비 과정에서 자주 간과되는 예상 밖의 변수들입니다.

이 글은 인테리어를 앞두고 디자인업체와 상담을 시작하려는 분들, 혹은 스스로 컨셉을 짜보려는 분들에게 조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공 경험이 많거나, 아주 확고한 미적 취향을 가진 분들에겐 너무 보수적인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예산이라는 두 가지 큰 파도가 끊임없이 충돌하는 과정이라, 제가 드린 이야기가 정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지금 당장 잡고 있는 인테리어 시안 속 가구들을 다 빼고 빈 공간만 그려보세요. 그 텅 빈 공간이 5년 뒤에도 당신의 삶을 편안하게 담아줄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것, 그것이 가장 실질적인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확실한 건, 시공은 반드시 예상보다 10~20% 정도의 추가 비용과 기간이 발생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저도 처음에 예산 딱 맞췄다고 생각했다가 막판에 가구며 조명이며 예상치 못한 비용이 쏟아져 나와 정말 고생했거든요. 어디선가 하나쯤은 포기해야 마음이 편해지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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