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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중국집 자리를 직접 고쳐보겠다고 덤볐던 결과

가게를 물려받고 처음 든 생각

지인이 운영하던 동네 중국집 자리가 비게 되면서 덜컥 내가 맡게 되었다. 권리금이나 복잡한 건 다 건너뛰고, 일단 낡은 내부를 손보는 게 급선무였다. 처음엔 다들 대충 벽지나 바꾸고 간판만 새로 달면 된다고 쉽게 말했는데, 막상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았다. 기름때가 찌든 벽면은 웬만한 세제로는 닦이지도 않았고, 주방과 홀을 나누는 칸막이는 거의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전문가를 부르자니 견적서에 찍힌 금액이 예상을 훌쩍 넘었고, 40평 정도 되는 공간을 전부 다 바꾸려면 예산이 거의 바닥날 기세였다. 그래서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직접 해보기로 했다. 요즘 유튜브에 건축도장기능사나 인테리어판넬 시공 영상이 워낙 많으니, 그것만 보고 하면 반은 성공하겠지 싶었던 게 실수였다.

판넬과 씨름하던 며칠

가장 먼저 손을 댄 건 주방과 홀 사이를 막고 있는 파티션이었다. 기존 칸막이는 너무 낡아서 인테리어 판넬을 사다가 새로 붙이기로 했다. 처음엔 가볍게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수평을 맞추는 게 정말 예삿일이 아니었다. 분명히 레이저 레벨기까지 빌려와서 쐈는데도, 조금만 진행하면 벽면이 미세하게 뒤틀렸다. 아침 9시에 시작해서 밤 10시가 될 때까지 나무판자를 붙였다 떼기를 반복했다. 중간에 나무가 쪼개져서 근처 철물점에 다시 뛰어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손은 가시 때문에 다 까졌다. 중국집 특유의 냄새와 먼지가 섞여서 마스크를 써도 코끝이 답답했다. 그래도 어쩌겠나, 내가 시작한 일인데.

도장 작업이 의외로 힘들었던 이유

벽면은 어떻게든 가렸지만, 문제는 페인트였다. 건축도장기능사 자격증 가진 사람들 영상 보면 그냥 슥슥 칠하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실전은 달랐다. 기름때가 묻어있던 자리에 페인트가 제대로 먹히지 않아 젯소만 세 번을 덧칠했다. 페인트 비용만 해도 대충 계산했던 것보다 20만 원은 더 들어갔다. 40평 아파트 인테리어 한 번 해본 친구가 조언을 해줬는데, 차라리 도배를 하지 왜 고생하냐고 핀잔을 줬다. 듣고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이미 벌려놓은 일이라 중간에 멈출 수도 없었다. 페인트 냄새 때문에 머리가 깨질 듯 아팠는데, 창문이 작아서 환기도 잘 안 됐다. 그래도 결과물을 보면 또 나름의 맛이 느껴질 것 같아서 억지로 참았다.

술집인가 식당인가 헷갈리는 내부

어찌어찌 벽면이랑 바닥 일부를 마무리하고 나니, 조명이 문제였다. 낮에는 밝은 중국집 느낌을 내고 싶고, 밤에는 분위기 좋은 술집 인테리어처럼 보이고 싶었는데 이게 조합이 정말 어려웠다. 너무 밝으면 술이 안 팔릴 것 같고, 너무 어두우면 음식 상태가 안 보일 것 같았다. 레일 조명을 사다가 직접 달았는데, 전선을 연결하다가 한 번은 펑 소리가 나서 깜짝 놀랐다. 다행히 차단기만 내려가고 말았지, 진짜 큰일 날 뻔했다. 그때 느꼈다. 전기 작업은 무조건 기술자를 불러야 한다는 걸. 지금은 대충 조명을 섞어서 달아놨는데, 정작 손님들이 들어와서 뭐라고 할지 잘 모르겠다. 그냥 좀 묘한 분위기가 되어버린 것 같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들

어느덧 오픈을 앞두고 있는데, 완벽하다는 생각보다는 왠지 찝찝한 마음이 크다. 칸막이 파티션은 며칠 지났다고 벌써 위쪽이 살짝 벌어졌다. 페인트 칠한 벽도 자세히 보면 붓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다. 돈을 아끼려고 직접 한 거지만, 사실 재료비나 내 몸 상한 거 생각하면 전문가 부르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어제는 근처에 새로 생긴 카페에 가봤는데, 전문가가 해놓은 인테리어는 확실히 결이 다르더라. 내가 한 건 그냥 ‘고쳐 놓은 것’이지 ‘예쁜 인테리어’는 아닌 것 같아서 조금 자신감이 떨어진다. 그래도 뭐, 일단은 이렇게 장사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망가지면 그때 다시 생각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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