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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 아파트 천장 보강하다가 이게 맞나 싶었던 순간들

오래된 천장의 배신

한 15년쯤 된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큰 공사는 피하고 싶었다. 전 집주인이 살던 상태가 아주 나쁘지는 않아서 도배랑 장판만 새로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조명을 교체하려고 보니 상황이 영 꼬였다. 거실등을 LED 센서등으로 바꾸려고 커버를 벗겼더니 천장 석고보드가 이미 가루가 되어 으스러지고 있었다. 원래 계획은 그냥 브래킷만 고정하면 끝날 일이었는데, 손으로 건드리기만 해도 천장이 푹푹 들어가는 걸 보니 당황스러웠다. 업체를 부를까 싶어 수리업체 몇 곳에 전화를 돌려봤지만, 이 정도 작은 보강 공사는 스케줄 잡기도 애매하고 비용도 부르는 게 값이었다. 결국 유튜브를 보면서 천장 보강용 부자재를 사다가 직접 해결해보겠다고 설친 게 화근이었다.

다이소와 철물점을 오가던 시간들

인테리어 비용 아껴보겠다고 시작한 일이 갑자기 구조 공사로 변질된 기분이었다. 근처 철물점에서 보강용 각재랑 나사를 샀는데 대략 5만 원 정도 들었다. 천장 안쪽으로 보강목을 덧대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좁고 답답했다. 좁은 틈으로 팔을 집어넣고 씨름하다 보니 땀은 비 오듯 흐르고, 나사 하나 박을 때마다 천장 가루가 얼굴 위로 떨어져서 눈도 제대로 뜨기 힘들었다. 한옥 리모델링 비용이 수천만 원씩 나온다는 기사를 본 적 있는데, 나는 고작 몇 만 원 아끼려다 주말 이틀을 온전히 천장과 사투를 벌이며 보냈다. 무엇보다 내가 제대로 고정한 게 맞는지, 나중에 등기구가 무게를 못 견디고 떨어지는 건 아닐지 불안감이 가시질 않는다.

엉망이 된 몰딩과 수습 불가한 흔적들

천장을 건드리는 김에 촌스러운 우드 몰딩도 손을 좀 댈까 싶었다. 구축 아파트의 고질적인 문제인 낡은 몰딩을 다 뜯어내고 필름지를 붙이려 했는데, 이게 마음처럼 깔끔하게 안 된다. 모서리 틈새는 이미 세월의 흔적으로 벌어져 있고, 실리콘이 덕지덕지 발라져 있어서 제거하는 데만 반나절이 걸렸다. 선반 파티션이라도 하나 세워서 시선을 분산시킬까 싶어 가구를 알아봤지만, 천장 보강하느라 진이 빠져서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짐만 쌓아두는 상태가 됐다. 연예인들이 방송 나와서 뚝딱뚝딱 고치는 거 보면 참 쉬워 보였는데, 현실은 나사 하나 헛도는 거에 진이 다 빠진다.

소방시설과 안전에 대한 찜찜함

공사를 하다 보니 주방 후드 쪽 소방시설도 눈에 들어왔다. 원래는 건드리면 안 되는 게 맞는데, 인테리어 수리 업체들은 이런 거 무시하고 시공하는 경우도 많다더라. 예전에 뉴스에서 무등록 업체가 소방시설 함부로 건드렸다가 나중에 오작동나서 큰일 났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겁이 났다. 결국 후드 근처는 건드리지도 못하고 그냥 덮어두기로 했다. 가성비 인테리어를 추구하다가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게 아닌가 싶어 밤마다 천장을 쳐다보게 된다.

이게 정말 최선이었을까

공사를 마치고 센서등은 제대로 들어오지만, 여전히 천장 주변 도배지는 울퉁불퉁하다. 전문 인테리어 업체를 불렀다면 평당 가격이 얼마나 깨졌을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런 찜찜한 기분은 안 들었을까. 가끔 친구들이 놀러 와서 집이 깔끔해 보인다고 칭찬해 줄 때마다 쓴웃음만 나온다. 사실 천장 안쪽은 엉망이고 내가 박아둔 보강목은 언제까지 버텨줄지 장담할 수 없으니까. 다음에 또 집을 고치게 된다면, 그때는 이런 무모한 짓은 안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막상 또 낡은 집을 보면 가격 때문에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이 불안한 상태로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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