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그저 조금 낡은 사무실이었을 뿐인데
얼마 전 송도 쪽에 작은 사무실을 하나 계약했다. 위치는 괜찮은데 문제는 내부 상태였다. 이전 세입자가 뭘 했던 곳인지 바닥은 군데군데 뜯겨 있었고 벽지는 누렇게 변색되어 있었다. 처음엔 페인트칠 정도만 직접 해서 들어가려고 마음먹었다. 요즘은 유튜브에도 셀프 인테리어 영상이 워낙 많으니까. 그런데 막상 가서 벽을 긁어내 보니 이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석고보드가 습기를 먹었는지 툭 건드리기만 해도 바스러지는 게 보였다. 덜컥 겁이 났다. 페인트가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보수가 필요해 보였다.
업체 세 곳을 불러 견적을 받아보았다
동네 인테리어 업체를 서너 군데 불렀다. 상가 인테리어 경험이 많은 곳 위주로 수소문했다. 첫 번째 업체는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으로 대략 4천만 원대를 불렀다. 천장 텍스 교체랑 바닥 타일 시공까지 다 포함해서라고 하는데, 막상 내 예산은 2천만 원 정도였다. 생각보다 숫자가 너무 높아서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두 번째 업체는 가격은 좀 낮췄는데 내 요구사항을 다 반영하면 나중에 추가금이 엄청나게 나올 것 같은 분위기였다. 대화하다 보니 ‘추가 공사’라는 말이 무슨 만능 치트키처럼 계속 튀어나왔다. 세 번째 업체 사장님은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셨는데, “지금 상태에서 다 뜯어고치려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다”며 부분 수리 쪽으로 방향을 돌려보자고 하셨다.
생각지도 못한 변수와 공사 기간의 늘어짐
결국 부분 수리로 타협을 봤다. 그런데 철거를 시작하자마자 문제가 생겼다. 바닥 아래쪽에 배관 설비가 낡아서 누수 흔적이 발견된 거다. 관리소에서는 세입자 영역이라 알아서 고쳐야 한다고 했다. 예상치 못한 지출이 300만 원 정도 추가로 발생했다. 공사 기간도 원래 2주 잡았던 게 3주를 훌쩍 넘겼다. 인부들이 오는 날마다 조금씩 늦게 시작하고, 자재가 제때 안 들어와서 현장에서 멍하니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점심시간이 지나도 공사 마무리가 안 돼서 커피만 세 잔째 마시며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비용 정산의 복잡함과 영수증 더미
공사가 끝나고 나니 남은 건 수북한 영수증뿐이었다. 나중에 매매 사업자로 등록하려면 증빙이 중요하다길래 부가가치세 처리를 위해 일일이 자료를 챙겼는데, 이게 생각보다 더 번거로웠다. 부가세 10%가 붙느냐 마느냐로 실랑이 아닌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고, 간이과세 업체는 세금계산서 발행이 안 돼서 곤란한 적도 있었다. 그냥 돈만 주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돈을 쓰고 나서도 세무적인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인테리어 비용이라는 게 단순히 공사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나중에 양도세나 종합소득세 계산할 때까지 영향을 미친다니, 내가 이걸 다 챙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전히 찝찝함이 남는 현장의 흔적
이제 사무실 입주까지 마쳤는데, 사실 지금도 눈에 밟히는 부분이 있다. 문틀 마감이 조금 삐뚤빼뚤한 거라든가, 전기 콘센트 위치를 하나 더 만들지 못한 아쉬움 같은 것들이다. 비용을 아끼려고 타협했던 부분들이 매일 아침 출근해서 불을 켤 때마다 눈에 들어온다. 남들은 예쁘게 꾸며진 카페 같은 사무실 사진을 올리지만, 내 사무실은 그냥 ‘어찌어찌 수리된 상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게 잘한 결정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지금은 그냥 이 공간에 적응하면서 묵묵히 내 일을 하는 것밖엔 달리 방법이 없다.

유튜브 영상 보니까 셀프 인테리어 정말 쉽지 않다는 걸 알겠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멘붕 왔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