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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지 붙이다가 남편이랑 대판 싸우고 결국 업체 불렀다

시작은 분명히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거실 몰딩이랑 문짝 색깔이 너무 올드해 보였다. 누렇게 변색된 체리색 시트지는 볼 때마다 스트레스였는데, 큰돈 들이기는 아깝고 해서 유튜브를 몇 개 찾아봤다. 인테리어 필름지 몇 롤 사서 직접 붙이면 분위기가 확 바뀐다길래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대충 계산해보니 필름지 값만 20만 원 남짓이면 30평대 아파트 거실이랑 방 문 3개 정도는 충분히 하겠더라고. 굳이 인테리어 업체 부를 필요 있나 싶어서 일단 저지르고 봤다. 이게 고생의 시작인 줄은 꿈에도 모르고.

생각보다 훨씬 집요하게 달라붙는 기포들

작업은 토요일 아침부터 시작했다. 거실 몰딩부터 손을 댔는데, 이게 보기보다 곡선이 많아서 칼질 한 번 잘못하면 바로 티가 났다. 처음에 들뜬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필름지가 얇아서 그런지 자꾸 찢어지고, 기포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하니까 걷잡을 수 없더라. 드라이기로 살살 달래가며 늘려 붙이라는데, 열 조절을 잘못했는지 끝부분이 쪼글쪼글해졌다. 남편이랑 둘이 붙잡고 끙끙대다가 서로 ‘왜 그렇게 하냐’, ‘그럼 네가 해봐라’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점심도 거르고 6시간 동안 매달렸는데 끝난 건 거실 몰딩 반 정도였다. 온 집안에 필름지 조각이랑 본드 냄새가 진동해서 머리가 아팠다.

곡선 마감에서 완벽하게 무너진 계획

특히 문틀 모서리 부분 마감이 정말 지옥 같았다. 둥글게 굴려진 곳은 웬만한 기술로는 깔끔하게 펴지지가 않는다. 전문 인테리어 필름 시공하는 분들 보면 칼 하나로 슥슥 마감하던데, 내가 하면 왜 씹히고 울퉁불퉁해지는지. 1미터 단위로 끊어 붙이다 보니 연결 부위도 신경 쓰였다. 중간에 인테리어 자재 판매하는 곳에 전화해서 더 두꺼운 걸로 바꿔야 하냐고 물어봤는데, 자재 문제가 아니라 숙련도 문제라는 답변만 들었다. 그 말을 듣는데 갑자기 현타가 오더라. 주말 내내 땀 흘려봤자 결과물이 어설플 게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업체를 부르고 나서야 깨달은 기술의 값어치

결국 일요일 오후에 항복했다. 인스타그램이랑 카페에서 후기 괜찮은 업체 몇 군데 연락 돌려보고, 그중에서 제일 빨리 된다는 곳에 문의했다. 견적은 꽤 나왔다. 내가 필름지 산 것보다 5배는 더 비싸더라. 처음부터 그냥 맡길 걸, 괜히 재료 사서 고생하고 주말 다 버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시공팀이 와서 작업하는 거 옆에서 슬쩍 봤는데,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굴곡진 곳들을 촥촥 펴서 붙이더라. 내가 낑낑대던 몰딩 한 줄을 5분도 안 돼서 끝내는 걸 보니까 그냥 웃음만 나왔다.

남겨진 짐들과 애매한 결과물에 대한 생각

지금은 일단 필름 공사가 다 끝나긴 했다. 훨씬 깔끔해진 거실을 보면 속은 시원한데, 한편으로는 돈 쓴 게 좀 아깝기도 하다. 남은 필름지 롤들을 베란다 구석에 던져놨는데 이게 나중에 또 쓰일지 의문이다. 사실 이런 식으로 어설프게 도전했다가 돈과 시간만 더 쓰는 경우가 우리 집 말고도 많지 않을까. ‘무료 CAD’ 같은 거 받아서 평면도 그려보고 혼자 다 하겠다고 설쳤던 게 다 무슨 소용이었나 싶다. 다음번에 또 인테리어 건드릴 일이 있으면 그냥 처음부터 전문가 부를 생각이다. 사람 손기술이라는 게 아무리 유튜브를 봐도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몸으로 배웠다. 남편이랑은 화해는 했는데, 당분간은 인테리어 얘기만 나와도 서로 눈치를 보게 된다.

“필름지 붙이다가 남편이랑 대판 싸우고 결국 업체 불렀다”에 대한 4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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