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하나 옮기는 게 이렇게 큰일일 줄 몰랐다
며칠 전부터 마음을 먹고 있던 원룸 구조 변경을 시작했다. 처음 이 집에 들어왔을 때는 짐이 별로 없어서 공간이 꽤 넓게 느껴졌는데, 지내다 보니 어느새 하나둘씩 늘어난 짐들이 방을 꽉 채우고 있었다. 특히 침대 위치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게 화근이었다. 창가 쪽으로 침대를 옮기면 아침에 햇살이 잘 들어올 것 같아서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가구 배치를 다시 시작했다. 근데 막상 침대를 밀어보니 바닥에 긁힌 자국이 그대로 남는 게 보였다. 10만 원 좀 넘게 주고 산 저렴한 원목 프레임인데, 이게 무게는 또 왜 이렇게 무거운지. 혼자 낑낑대며 밀다가 결국 손가락을 살짝 찧었다.
생각보다 컸던 벽지 오염과 가구의 무게
침대를 옮기고 나니 그 자리에 있던 벽지가 문제였다. 2년 정도 같은 자리에 침대를 뒀더니 벽지가 습기를 먹었는지 살짝 뜨고 변색이 되어 있었다. 원래는 그냥 가구로 가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눈에 들어오니까 계속 신경이 쓰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애초에 거실 포인트 벽지라도 예쁜 걸로 골라볼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잠깐 스쳤다. 하지만 이미 늦은 일이다. 인테리어 업체를 부르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것 같고, 그냥 적당히 가구로 다시 가리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새로 산 서랍장이 문제였다. 인터넷으로 15만 원 정도 주고 산 가구인데, 조립을 직접 해야 하는 제품이었다. 설명서가 너무 불친절해서 나사 몇 개를 남겨두고 완성했다. 이게 나중에 흔들거리지 않을까 조금 걱정되긴 한다.
낡은 문틈 때문에 중문 설치 고민만 늘었다
가구 배치를 어느 정도 끝내고 나니 방 안의 공기 흐름이 확실히 달라진 느낌이다. 그런데 복도 쪽에서 들어오는 외풍이 생각보다 심하다는 걸 이번에 새로 알게 되었다. 침대를 창가로 옮기니까 확실히 밤에 찬바람이 들어오는 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이래서 중문 설치를 고민하는구나 싶더라. 검색해보니 괜찮은 중문은 설치비 포함해서 60만 원에서 100만 원은 그냥 넘던데, 지금 내 자취방 수준에서 이 돈을 쓰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사실 집주인 눈치도 보이고, 나중에 이사 나갈 때 원상복구 문제도 골치 아프니까 그냥 두꺼운 커튼을 하나 달아볼까 고민 중이다.
리모델링의 현실은 정리가 아니라 고생
주말 이틀을 꼬박 다 써서 방을 뒤집어엎었는데, 결과물은 생각보다 소박하다. 인스타그램에서 보던 예쁜 원룸 인테리어 사진처럼 되지는 않았다. 그냥 가구 위치만 조금 바뀐 건데 체력은 바닥이 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을 리모델링 사업이나 노후주택 보수 같은 기사를 볼 때마다 거창하게만 생각했지, 이렇게 작은 내 방 하나 손보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집 전체를 고치는 건 대체 얼마나 대단한 일인 걸까. 아마 다음에는 그냥 가구 배치를 바꾸는 대신 짐을 줄이는 쪽을 선택할 것 같다. 더 이상 늘리지 않는 게 최선이라는 걸 이번에 제대로 배웠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배치와 남은 짐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여전히 방 한구석에 있는 애매한 공간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꺼내두기엔 지저분한 잡동사니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10평도 안 되는 공간인데 왜 이렇게 해결할 게 많은지 모르겠다. 나중에 조금 더 넓은 곳으로 가게 되면 그때는 좀 더 계획적으로 인테리어를 해야겠다고 다짐하지만, 아마 그때도 지금처럼 일단 저지르고 나중에 후회할 것 같다. 일단 오늘 밤은 옮긴 침대 위에서 아침 햇살이 어떻게 들어올지만 생각하기로 했다. 사실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뭔가 바꿨다는 기분 하나는 확실히 든다. 다음 달에 월세를 내면서 이 공간을 얼마나 또 바꾸고 싶어질지 나조차도 장담할 수 없다.

서랍장 조립 설명서 진짜 엉망이었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머리가 많이 나빠졌어요.
벽지 오염 때문에 생각보다 훨씬 고생하셨네요. 저도 작은 공간 정리할 때 비슷한 경험한 적 있어요.
침대 위치 바꾸려고 햇살이 잘 드는 곳으로 옮기려 했는데, 무게 때문에 손가락 까지 다치다니 정말 힘들었겠네요.
침대 옮기는 거 진짜 힘들었겠다. 나도 비슷한 경험 있는데, 짐 옮길 때 안전 장비는 필수더라고.